V-리그에 새 역사를 새긴 철벽 이다현, 동료이자 대선배의 과거도 완벽하게 넘어섰다

수원/김희수 / 기사승인 : 2024-11-16 1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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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현이 새로운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현대건설이 16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경기에서 정관장을 3-1(25-18, 25-16, 23-25, 25-19)으로 꺾고 7연승을 내달렸다.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흥국생명과의 여자부 양걍 체제를 굳건히 만드는 데 성공한 현대건설이다.

이날 경기의 흐름은 사실상 1세트에 결정됐다. 부족했던 휴식과 훈련으로 인해 경기 초반의 감각 문제를 걱정했던 강성형 감독의 우려와는 달리 현대건설이 1세트부터 정관장을 압도하면서 순식간에 경기를 장악했다.

그 중심에는 단연 이다현이 있었다. 이다현은 이날 1세트에만 무려 7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정관장의 공격수들을 압살했다. 그야말로 철벽 중의 철벽이었다. 3-2에서 박은진의 속공을 단독 블로킹으로 잡으며 포문을 연 이다현은 6-2에서 메가와 표승주의 공격 세 차례를 모조리 가로막으면서 순식간에 6점 차 리드를 만드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다현의 블로킹 행진은 계속됐다. 로테이션이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이다현이 전위로 올라온 1세트 후반, 20-15에서 표승주의 오픈 공격 시도를 이다현이 다시 한 번 블로킹으로 저지했다. 정관장은 메가의 백어택으로 선회를 시도했지만 이다현이 이조차도 블로킹으로 차단해버렸다. 이다현은 22-16에서 부키리치의 반격 시도마저 블로킹으로 잠재우며 무려 일곱 개째를 잡아냈다.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가득했다. 


이다현의 맹활약은 당연하게도 현대건설의 세트 승으로 연결됐고, 이후에도 흐름을 잘 살린 현대건설은 난적 정관장을 꺾고 7연승을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이다현이 전위에 있을 때 정관장의 공격수들이 느끼는 부담이 커졌음을 알 수 있는 장면들도 나왔다. 3세트 13-17에서 부키리치가 4점을 앞서 있음에도 이다현과의 맞대결을 피하려다 범실을 저지르는 장면이 대표적이었다.

이다현의 최종 기록은 블로킹 11개 포함 16점이었다. 특히 1세트에 잡아낸 블로킹 7개는 V-리그 여자부 단일 세트 개인 최다 블로킹 신기록이었다. 종전 기록은 김수지‧알레나 버그스마‧김세영‧문명화‧에밀리 하통‧양효진(2회)‧이보람(2회)이 공동 보유하고 있는 5개였다. 공교롭게도 김세영‧에밀리‧양효진의 종전 기록도 현대건설의 유니폼을 입은 채로 세워진 기록이었다. 현대건설이 전통적으로 높이의 팀이라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과거 지표다.

이날도 함께 중원을 지킨 팀 동료이자 대선배 양효진의 기록을 깼다는 점은 이다현에게도 큰 의미다. 특히 양효진의 경우 한 세트 5블로킹을 두 차례나 기록했지만, 두 경기 모두 패했다는 점(2013-14시즌 흥국생명전 2-3 패, 2014-15시즌 KGC인삼공사전 1-3 패)에서 양효진은 개인 기록과 팀의 경기 결과까지 모든 면에서 양효진을 뛰어넘는 역사를 쓰는 데 성공했다.

이다현이 1세트에 잡은 7개의 블로킹은 본인의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과도 이미 타이 기록이었다. 이후에 블로킹 4개를 추가하면서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 기록도 경신했다. 다만 V-리그 여자부 역대 한 경기 최다 블로킹 기록 경신에는 아쉽게 실패했다. 김세영이 현대건설 소속으로 2016-17시즌 GS칼텍스를 상대로 잡아낸 13개에 두 개가 모자랐다. 아직 미래가 창창한 이다현으로서는 훗날 정복할 큰 산 하나를 남겨둔 셈이다.


비단 이번 경기뿐만 아니라 이다현은 시즌 초반부에 미들블로커로서의 각종 지표에서 모두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을 정도로 훌륭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현대건설의 리핏 도전을 위해서는 물론, 한국 여자배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이다현의 성장과 도약은 꼭 필요한 부분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다현의 성장과 활약을 반가워할 이유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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