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장이 깔끔한 셧아웃으로 11연승에 성공했다.
1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정관장이 한 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셧아웃(25-22, 25-22, 25-20) 승리를 거뒀다.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는 이날 19득점을 올리며 변함없는 공격력을 선보였다. 정관장의 11연승에 1등 공신이다. 정호영도 6득점, 공격 성공률 83.33%를 올리며 메가를 도왔다.
경기 종료 후 만난 메가는 “우리 팀에 미들블로커가 다 크다. 그래서 상대팀이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면서 “미들블로커가 크면 (윙 공격수가) 어택하기도 편하다. 그래서 수비도 잘되고 좋았던 것 같다”며 미들블로커진에 대한 박수를 보냈다.
이어 정호영은 “리시브가 안정이 되어서 (염)혜선 언니가 편하게 세팅을 해줬던 것 같다. 상대 블로킹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마음 먹고 때렸다”면서 세터 염혜선에게 공을 돌렸다.
정관장은 최근 연달아 풀세트 경기를 치렀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되지 않을리 없다. 이에 대해 정호영은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로 경기력이 하락하면서 풀세트를 많이 갔다. 심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많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경기부터 확실한 승리를 이끌어내자고 다짐을 하고 들어온 상태에서 (승리하니) 기쁨이 더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작년의 정관장은 경기 후반 무너지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높이와 공격으로 상대를 압도했지만 경기 후반부에 역전을 당하며 패배하는 경우가 있었다. 올해는 다르다. 11연승이 이를 증명한다. 선수들 간의 끈끈함은 선수들 본인들이 더 잘 느끼고 있을 터.
메가는 “계속 이겨온 것이 습관이 돼서 이기는 법을 잘 알지 않았을까 싶다”면서 “상대팀이 쫓아오더라도 우리가 멘탈을 강하게 지켜내는 부분이 작년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를) 즐기는 법을 아는 듯하다. 그래서 이길 수 잇지 않을까”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정호영도 이기는 습관을 달라진 점으로 꼽았다. “주장 (염)혜선 언니가 중심에서 선수들을 다독이며 이끌어주는 것 같다. 작년에 역전당하는 그림을 많이 보였다. (이제는) 추격을 당해도 ‘다시 이긴 놈이 이긴다’라면서 이기는 습관을 잘 이어나가고 있는 듯 하다”고 말해 인터뷰실을 웃음에 빠트렸다.
메가는 현재 공격 성공률 1위(47.42%)에 올라있다. 500득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에서도 3위에 랭크되있다. V리그의 아포짓 특성 상 많은 공을 때릴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메가는 “힘든 것은 알고 왔다. (인도네시아 리그에서 내가) 한국을 오면 외국인이 되는 것이다. 힘든 것은 당연히 생각하고 왔다”며 의연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인도네시아 리그에도 외국인 선수가 있어서 배려하고 챙겨주려고 했었다. (지금은 내가) 책임감 있게 모든 것에 임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힘든 날에는) 너무 힘들다고 감독님에게 말하면 되기 때문에 괜찮다”고 장난스러운 말도 전했다. 팀원들에 대한 감사함도 표했다. “모든 선수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 서포트를 잘해줘서 즐길 수도 있고 힘들어도 다독여주고 좋은 생각만 하게끔 도와준다. 선수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함께 외국 생활을 보내고 있는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메가는 “(부키리치에게) 항상 괜찮다고 이야기해준다. 어쨌든 결과는 이겼고 이 또한 하나의 과거가 되어서 지나간 것이라고 말한다. 실수도 받아들이고 이 경험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갈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키리치가 코트에서 고민을 많이 한다. 그래서 대화를 많이 하는데 ‘괜찮다. 결국 포인트’라는 말을 많이 해준다”고 밝혔다.
정호영도 부키리치에 대해 “쓰담쓰담 받는 것을 좋아한다. 심적으로 힘들어하면 경기 중간에도, 경기 끝나고도 많이 쓰다듬어주는 편이다”라고 전했다. 이 행동을 ‘첼시 첼시’라고 소개해줬다. “첼시 첼시를 하면 부키리치의 마음이 스스로 컨트롤 되는 것 같다. 오늘도 2세트 끝나고 한참 해주고 전위에 서있을 때도 계속 해줬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4라운드 후반으로 향하는 시점에 정관장이 남은 시즌 기대하는 바는 무엇일까. 정호영은 “지금 연승을 잘 이어가고 있으니까 분위기가 깨지지 않았으면 한다. 연승에 연연하지 않아도 우리 경기 내용이 좋다면 나중에 큰 무대에 가서도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부상 선수 없이 리그를 마무리하는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의 승리로 정관장의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이 ‘11’까지 도달했다. 리그의 반환점을 돈 현재, 정관장의 모습이 범상치 않다. 이제는 돌풍이 아니다. 선두가 가시권이다. ‘강팀’ 정관장의 미래가 기대되는 이유다.
사진_대전/이예원 기자, KOVO
[저작권자ⓒ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