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남해/최원영 기자] 경기대는 우승했지만, 이상렬 감독의 근심은 더욱 깊어졌다.
경기대가 9일 남해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71회 전국남녀종별배구선수권대회 남대부 A조 경희대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18, 23-25, 21-25, 25-15, 15-10)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경기대는 경희대, 한양대와 함께 남대부 A조에 속해 풀리그를 치렀다. 8일 한양대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따낸 후 9일 곧바로 경희대를 만났다. 1세트 비교적 손쉽게 승리했으나 2, 3세트를 내리 빼앗기며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4, 5세트를 연이어 차지하며 기어이 우승 타이틀을 얻었다.
경기 후 이상렬 감독은 “마음이 무겁다. 화가 많이 났다. 선수들이 쉽게 풀어갈 수 있는 부분에서 헤매고 극복하지 못하는 게 걱정이다”라며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어 “다들 잘하고 싶은 욕심이 지나치다. 승부욕이 과하면 독이 된다. 팀보다 개인이 돋보이려는 플레이도 자제해야 한다”라며 따끔하게 지적했다.
4세트부터 다시 흐름을 가져온 것에 대해서는 “생각대로 안 되니 자존심도 상하고, 서로 미안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다. 선수들이 그 때부터 집중력을 발휘한 것 같다. 우리는 교체 선수가 없어 경기 중에 흔들리면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우승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아쉬웠던 이상렬 감독이다.
이틀 동안 10세트를 치른 경기대는 약 일주일 후, 오는 17일 충남대와의 대학리그 경기를 앞두고 있다. 선수들 체력 안배가 중요할 터. 이 감독은 “경기대만 힘든 것은 아니다. 모든 팀이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 힘들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지금 고생해야 훗날 더 성장할 수 있다. 사실 지금보다 더 힘들어야 한다”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팀과 선수 모두의 미래를 위해 당근보다 채찍을 먼저 꺼내든 이상렬 감독. 그가 이끄는 경기대는 리그 우승의 영예를 안기 위해 다시 구슬땀을 흘리려 한다.
#사진_신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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