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운명의 한일전 아침이 밝았다.
지난 런던 올림픽을 생각하면 아쉬울 뿐이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이탈리아를 꺾으며 4강에 진출했던 여자배구대표팀. 그러나 결승 문턱에서 만난 미국에 패하며 3-4위전으로 밀려났다.
하지만 절망은 일렀다. 아직 동메달에 대한 기회가 남아 있었다. 마지막 메달이 달려있던 3-4위전. 상대는 일본이었다. 자신있었다. 예선전에서처럼 이번에도 승리를 거두리라 믿었다.
그러나 돌아온 건 메달이 아닌 좌절이었다. 0-3의 패배. 그렇게 메달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그리고 4년이 지났다. 운명은 얄궂게도 또 다시 일본을 우리의 상대로 점찍었다. 이번에는 첫 경기에서 만났다. 이정철 감독은 첫 경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 바 있다. 게다가 우리로서는 갚아야할 빚도 있다. 이정철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의 승리에 대한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이유다.
분위기는 좋다. 우리나라는 앞서 가졌던 이탈리아와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1승 1무를 기록했다. 특히 최종 평가전에서는 김연경이 빠졌음에도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앞세워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이제는 실전이다. 이정철 감독의 계획은 일본과 아르헨티나, 카메룬을 잡는 것.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첫 경기 승리 유무는 중요하다.
일본은 한국보다 높이는 낮지만 특유의 조직력을 앞세운 끈끈한 배구를 하는 팀. 변칙 공격에도 능하다. 이정철 감독도 준비를 단단히 했다. 진천에서 훈련할 당시 이정철 감독은 “우리선수들이 일본에 대한 공포감도 많이 회복됐고 밀리지 않고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는 정신적인 부분이 이제는 잡혀있을 것이라 생각 한다”며 “일본 선수들이 변칙 공격에 능한 만큼 반복적인 수비 훈련을 통해 극복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가오카 미유와 기무라 사오리를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았다. 나가오카 미유는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로 지난 5월 열렸던 올림픽 최종예선전 한일전에서 21점을 올렸다. 키는 크지 않지만 높은 점프력으로 이를 극복,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점수를 만들어낸다.
반면 기무라 사오리의 출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지난 5월에 당한 오른 새끼손가락 골절 부상이 완치되지 않았기 때문. 기무라는 손에 붕대를 감은 상태로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했다. 마나베 마사요시 일본 여자 배구 대표팀 감독은 "기무라가 오른손을 다쳤다. 결국 (뛰는 것은) 본인
에게 달렸다"며 "첫 경기가 최종 목표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마나베 감독은 "첫 경기인 한국전을 승리로 장식하고 기세를 타야 한다. 이번 대회 가장 중요한 경기"라고 강조했다.
이정철 감독 역시 마찬가지. "모든 대회에서 첫 경기가 중요하다. 그런데 첫 상대가 일본이다. 전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연습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한일전에서는 까다로운 서브, 안정적인 리시브가 중요하다. 기본적인 부분에서 안정감있는 플레이를 해낸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고 필승을 다짐했다.
여자배구의 시작을 알릴 한일전은 6일 오후 9시 30분(한국 시간) 마라카나징요 체육관에서 열린다.
사진_FIVB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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