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 딛고 선 중부대, 그래서 더 값진 ‘준우승’

최원영 / 기사승인 : 2016-10-06 0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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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2012년 12월 4일, 충남 금산군 추부면에 위치한 중부대학교에 배구부가 창단됐다. 2013년 1부 리그로 승격한 중부대는 2016년, 창단 4년 만에 대학리그 강 팀 반열에 올랐다.



올 8월 말 남해에서 열린 2차대회에서 첫 우승 트로피를 안은 중부대. 기세를 몰아 대학리그 챔피언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3전 2선승제로 치러진 챔피언 결정전에서 3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인하대에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10월 5일 인천계양체육관. 패배가 확정된 순간 중부대 선수들은 금세 아쉬움을 털어내고 미소 지었다. 시즌이 시작된 3월부터 쉴새 없이 달려왔기에 준우승이라는 결과도 만족스러웠다. 선수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후회 없는 경기했다. 우리 생각보다 잘했다”라며 서로를 격려했다.



주장 김량우는 “졌는데도 후배들이 밝은 모습이었다. 고맙다는 생각뿐이었다. 올해가 대학에서 마지막 시즌인데 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 정도면 내년을 걱정하지 않아도 다들 충분히 잘해줄 것 같다”라며 벅찬 소감을 들려줬다.



공격상을 수상한 신장호는 다소 울상이었다. “더 잘할 수 있었는데 실력 발휘를 다 못 했다. 이번 신인드래프트에 나가는 형들(김량우, 하승우) 프로 팀 잘 갈 수 있게 내가 더 잘했어야 한다. 아쉬움도 남고 많이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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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중부대는 지금껏 편견과 싸워왔다. 지방에 있는 대학팀이라며 이름 없는 팀 취급을 받기도 했다. 선수들은 “우리 팀 기사에 달린 댓글을 종종 본다. 힘들게 경기해서 이겼는데도 안 좋은 글들이 많았다. 솔직히 상처받은 적도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하지만 배구는 학교 이름으로 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좋은 모습 보여드리면 이겨낼 수 있을 거라 믿고 더 열심히 했다.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많아 감사하다”라며 조심스레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에 중부대 송낙훈 감독은 “선수들이 스스로 극복해내는 모습이 보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붙었다. 예전에 비해 요즘은 많은 분들께서 우리를 격려해주신다. 덕분에 이렇게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이어 송 감독은 “중부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선수들이 진심으로 자랑스럽다. 정말 멋지고 고맙다”라고 덧붙였다.



이제 10월 8~12일 열리는 전국체육대회만이 남았다. 중부대는 “올해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모든 걸 보여드리고 싶다. 즐기면서 하다 보면 또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 올해 중부대라는 이름을 많이 알릴 수 있게 됐다. 그게 가장 기쁘다. 꼭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특히 주전 세터 하승우는 “팀 공격수들이 잘해줘 부족한 내가 세터상을 받았다. 체전을 통해 1, 2학년 후배들에게 좋은 추억 남겨주고 드래프트에 나가고 싶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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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챔피언 결정전이 모두 끝나고 훈훈한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우승 세레머니 촬영을 준비하는 인하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던 중부대.



그중 한 명이 “우리도 같이 찍으면 안 돼?”라고 하자 인하대 선수들은 “우리 가족이잖아요. 같이 찍어요!”라고 화답했다.



선수뿐만이 아니다. 감독들도 마찬가지였다. 인하대 최천식 감독은 “중부대는 배구를 진정 즐기면서 할 줄 아는 팀이다. 그래서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런 점은 배워야 한다”라고 칭찬했다.



중부대 송낙훈 감독도 “인하대는 선수 개개인 기량이 모두 훌륭하다. 선수층이 두꺼워 어느 포지션에도 공백이 없다. 그야말로 강 팀이다. 우승을 정말 축하한다”라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그렇게 오고 가는 덕담 속에 2016 전국대학배구리그 챔피언 결정전이 막을 내렸다.




사진/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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