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이력서] 경희대 김정호, 프로선수 향한 쉼 없는 질주

최원영 / 기사승인 : 2017-09-18 03: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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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최원영 기자] 2017~2018 KOVO 남자 신인선수 드래프트가 이달 25일 오후 2시 서울 리베라호텔 3층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다. 그간 아마추어 무대에서 실력을 갈고 닦은 선수들이 프로 팀 부름을 받기 위해 마지막 단장에 여념이 없다. 드래프트 참가자들 중 지명이 유력한 이들을 한 명 한 명 만나본다. 본 기사는 선수들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가상의 자기소개서다. 네 번째 주인공은 경희대 김정호다.


#도전과_확신 #넘치는_인간미 #포커페이스
예산 오가초-천안 쌍용중-안양 평촌고 졸업 후 경희대에 입학한 2학년 윙스파이커 김정호입니다. 제가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한 이유는 ‘도전’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선수들뿐 아니라 훨씬 더 잘하는 형들과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자 했습니다. 올해는 부상도 없고 어느 때보다 몸이 좋습니다. 처음엔 결정을 내리고 나서도 걱정이 컸는데 주위에서 다들 응원해주셨습니다. 저라면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용기 낸 것을 후회하진 않습니다. 제 도전에 확신이 생겼습니다.


저는 어릴 적 서산에서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집 근처 대산중학교에 작은 형을 찾으러 갔습니다. 당시 대산중 배구부 감독께서 제게 배구를 해보라고 권유하셨습니다. 처음엔 재미도 없고 하기 싫었는데 용돈을 주신다고 하셔서 혹했습니다. 이후 대산중 배구부가 해체돼 용돈은 받지 못 했지만 배구공은 놓고 싶지 않았습니다.


배구를 시작한 뒤 초등학교 5~6학년 때 키가 10cm이상 자랐습니다. 잘 먹고 엄청 뛰어다닌 덕분입니다. 중학생 때는 운동뿐 아니라 학업에서도 뒤처지는 게 싫어 공부를 열심히 했습니다. 국어와 과학을 정말 좋아했습니다. 전교생 몇 백 명 중 60~80위 안에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성실한 선수이자 학생이었습니다.


포지션은 계속 공격수였습니다. 고등학생 때는 팀에 부상선수가 많아 연습경기를 하면 리베로, 세터, 미들블로커까지 도맡아 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대회에는 본래 포지션인 윙스파이커로 출전했습니다. 경희대 진학 후에는 수비 연습에 더욱 힘썼습니다.


성격은 조금 내성적이나 인간미 넘치는 편입니다. 친한 친구들과 있을 때는 무척 활발하지만 낯선 사람들과 있을 때는 말수도 줄고 조용해집니다. 그러나 무엇이든 진심으로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만 있으면 달라집니다. 경기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운동할 때만큼은 앞뒤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합니다. 팀에서도 저학년이라 더 크게 파이팅을 외치곤 했습니다.


제 장점은 중요한 상황일수록 침착할 줄 안다는 것입니다. 경기 중엔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데, 포커페이스가 평정을 유지하기 위한 저만의 비결입니다. 너무 들뜨면 집중력이 흐트러지고 범실이 많아져 경계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공격과 수비 모두 책임지는 선수였다는 게 제 강점입니다. 물론 리시브를 아주 잘하는 것은 아닙니다. 수비를 더 보완해야 합니다. 어떤 자세에서 어떻게 플레이 해야 하는지 완벽히 숙지하고 반복훈련을 하려 합니다. 프로 팀에서 가르침을 주시면 열심히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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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이란_결실을_향해 #야나기다_박주형 #주전이_되는_그날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지난해와 올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한 것입니다. 우선 작년에는 남해대회(2차대회) 준결승에서 인하대에 세트스코어 3-2(22-25, 27-29, 25-22, 25-20, 15-13)로 역전승을 거둬 결승에 진출했습니다. 힘들게 오른 만큼 우승이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결승에서 중부대에 세트스코어 0-3(23-25, 27-29, 23-25)으로 패했습니다.



올해 해남대회(2차대회) 결승전에서도 인하대에 세트스코어 0-3(17-25, 16-25, 22-25)으로 패배해 우승을 놓쳤습니다. 결승까지 잘해놓고 제일 중요한 경기에서 무너져 아쉬웠습니다. 팀 전체적으로 기복이 컸습니다. ‘우승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아예 상대가 안 되는구나’하는 생각에 분했습니다. 올 시즌에는 리그 2위를 달리고 있으니 꼭 결실을 맺고 싶습니다.


제 롤모델은 일본 윙스파이커 야나기다 마사히로입니다. 일본뿐 아니라 해외 배구 영상을 자주 찾아보는데 야나기다 선수는 키가 186cm로 단신임에도 실력으로 이를 극복해냈습니다. 날카로운 서브와 빠른 공격으로 신체적 한계를 커버하는 게 대단했습니다. 저도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아직 부족해 야나기다 선수를 보고 배우려 했습니다.


국내 선수들 중에서는 현대캐피탈 윙스파이커 박주형 님과 뛰어보고 싶습니다. 지난 시즌 V-리그와 올해 대표팀에서 활약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본기도 좋으시고 공격할 때 볼 처리 능력도 수준급이신 것 같습니다. 서브와 블로킹 등 모든 면에서 뛰어나셔서 본받고 싶었습니다. 진짜 배구를 잘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선이 확실한 사람입니다. 놀 때와 운동할 때, 선배와 후배, 스승과 제자 관계 등 선을 잘 지키는 선수입니다. 프로 팀에서 뽑아주시면 매 순간 어떤 일에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발전하고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저는 서브가 좋은 편입니다. 원 포인트 서버로라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배구선수로서 제 목표는 프로 팀에 입단해 많은 이들 기억 속에 남는 선수가 되는 것입니다. 항상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프로 팀에서 주전 선수로 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날이 올 때까지 쉼 없이 달려가는 김정호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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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리그 성적
-2017 리그 10경기 38세트 141득점, 공격 성공률 51.69%(9월 17일 기준)


경력 사항
-2017 타이베이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표팀
-2016 아시아청소년U20선수권 대표팀
-2016 1월 한국남자대표팀 강화훈련
-2014 아시아유스U18선수권 대표팀



사진/ 유용우 기자,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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