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천국제공항/이현지 기자] ‘토종 에이스’ 문성민(32)이 한국남자배구의 현실을 직시했다.
한국남자배구대표팀이 지난 2일 폐막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일정을 모두 마친 후 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12년 만에 결승에 진출하면 금메달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이란이라는 최종 관문을 통과하지 못해 은메달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독보적인 실력으로 12년 전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문성민은 12년 만에 경험한 아시안게임 결승전이었던 만큼 금메달을 눈앞에서 놓친 것에 대한 진한 아쉬움을 느꼈다. 그는 “마지막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선수들이 결승까지 가는 과정에서 정말 열심히 했다. 함께 고생한 선수들에게 고맙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 없는 경기를 할 수 있었다”라는 소감을 밝혔다.
한국은 아시안게임 첫 경기였던 대만전부터 풀세트 접전을 치르며 힘든 출발을 알렸다. 준결승전에서 성사된 대만과 리턴매치에서도 5세트까지 가는 긴 승부 끝에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 문성민은 “대만은 짜임새가 굉장히 좋았다. 선수들이 오래 전부터 호흡을 맞춰온 것처럼 플레이가 좋았다”라며 “대만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나라들도 모두 기량이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는 모든 경기를 다 잘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문성민은 아시아에서 고전하고 있는 한국배구에 대해 “이란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까지 올라왔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아시아에서도 긴장해야 한다”라고 냉정한 판단을 내렸다. 이어 “각 나라마다 각각의 특징이나 스타일이 있다고 느꼈다. 우리도 한국만의 배구 스타일을 만들어나간다면 세계무대에서 우리만의 색깔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돌파구를 모색했다.
2006년 대표팀 막내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했던 문성민은 이제 고참이 되어 팀을 이끄는 위치까지 왔다. 한국 최고의 공격수인 문성민도 언젠간 태극마크를 내려놔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문성민은 “자카르타에서 선배로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주지 못해 아쉽고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라며 “앞으로 후배들이 더 잘해줘서 선배들이 하지 못했던 것들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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