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행당/이정원 기자] "제가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한 편입니다. 몸이 뻣뻣해요. 그래서 리시브나 디그 훈련에 많은 힘을 쏟고 있습니다. '배구도사'라 불리는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님처럼 수비, 공격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홍상혁(194cm, 3학년, WS)이 주축 멤버로 활약한 한국 유니버시아드 배구 대표팀은 지난 15일(이하 한국 시각) 막을 내린 제30회 나폴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10위를 기록했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1승 3패를 기록한 후 순위 결정전에서 아르헨티나와 캐나다를 잇따라 꺾고 9위 결정전에 진출했다. 마지막 경기인 스위스전에선 0-3으로 완패했다. 대표팀은 직전 대회인 2017 타이베이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거둔 13위에서 세 계단 상승한 10위에 위치하며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데 성공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능성을 보인 선수는 대표팀 내 유일한 프로 선수 김정호(22, KB손해보험)와 함께 윙스파이커진을 책임진 홍상혁이다. 올해 한양대 3학년으로 일찌감치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잠재력을 인정받은 홍상혁은 이번 대회에서도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는 스위스와의 9위 결정전에서는 부진했을뿐, 앞선 매 경기마다 과감한 공격과 서브를 서보이며 상대 리시브 라인을 긴장케했다.
국제 대회 경험을 통해 한 층 더 성장한 홍상혁은 지난 15일 귀국해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2019 전국대학배구인제대회를 위해 한양대체육관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었다. <더스파이크>는 17일 홍상혁으로부터 나폴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다녀온 소감을 들었다.
먼저 홍상혁은 "시차 적응을 하는 데 조금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비행기를 오래 타다 보니 대회 초반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애를 먹었다"라며 "비록 팀 성적은 아쉽지만 가서 배운 점도 많다. 특히 시야가 넓어졌다. 그리고 (김)정호 형의 플레이를 보면서 '아, 이때는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를 느꼈다. 국내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배우고 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대회 소감을 전했다.
"많이 배웠지만 대표팀 성적이 아쉽다"라고 연신 말한 홍상혁이 이번 대회에서 뽑은 가장 아쉬웠던 경기는 무엇일까. 홍상혁은 망설임 없이 대회 첫 번째 경기였던 미국전을 뽑았다. 당시 한국은 미국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2세트를 내준 뒤 3~4세트를 따내며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가는 뒷심을 발휘했다. 하지만 한국은 마지막 한고비를 넘지 못하고 미국에 풀세트 접전 끝에 패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홍상혁은 미국전에서 14점을 기록했다.

지난 경기를 회상한 홍상혁은 "일단 미국과의 첫 경기를 잡지 못한 게 크다. 만약 미국을 이겼다면 분위기가 올라갔을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하지만 무엇보다 선수들과 호흡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게 큰 거 같다. 빠른 시간 안에 서로의 플레이를 파악했어야 했는데 우리가 부족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홍상혁은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둔 아르헨티나전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 서로 세트를 주고받다가 우여곡절 끝에 5세트를 따냈다"며 "사실 내가 3-0 완승보다는 3-2의 풀세트 승리를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아르헨티나전도 미국전처럼 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U대회 참가후 홍상혁은 다시 한양대 소속으로 돌아와 24일 개막하는 2019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인제대회 출전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홍상혁은 한양대와 함께 2018 전국대학배구청양대회에서 우승을 맛봤다. 이 우승은 한양대가 8년 만에 거둔 우승이었기에 더욱 감격스러웠다. 다시 한 번 우승의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체력적인 부담을 뒤로하고 다시 운동화 끈을 조여맨 홍상혁. 그가 생각하는 이번 대회 최대 라이벌은 누구일까.
홍상혁은 "이번 대회 라이벌은 역시 홍익대다. 우리가 지난 5월에 홍익대와의 리그 경기에서 패하면서 우승을 확정 짓지 못했다. 홍익대는 꼭 이기고 싶다"라며 "물론 쉬지 못해 힘들긴 하지만 경기에 나서는 순간에는 무조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나를 포함한 우리 팀 3학년 모두가 대표팀에 다녀왔다. 그렇기에 팀 분위기에 빠르게 녹아드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홍상혁은 "내가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한 편이다. 몸이 뻣뻣하다. 그리하여 리시브나 디그 훈련에 많은 힘을 쏟고 있다"라며 "'배구도사'라 불리는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님처럼 수비, 공격 모든 면에서 완벽한 선수가 되고 싶다. 많이 준비하고 보완해서 올 시즌 팀에 모든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박상혁 기자, 더스파이크_DB(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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