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KE인터뷰]송림고 세터 이준협 "한선수 닮고 싶어요"

이정원 / 기사승인 : 2019-07-29 09: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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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배 고교배구 MVP수상 후 U18 대표팀 상비군 훈련 합류


(사진 설명 = 시상식에서 MVP 상장 수여 받고 있는 이준협)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송림고가 예전에는 우승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최근에는 성적이 좋지 않았어요. 저는 첫 우승을 이번에서야 해봤지만 후배들은 준우승 대신 우승컵을 많이 들어 올렸으면 좋겠습니다."

송림고 3학년 이준협은 고교 입학 후 처음 대회 우승 기쁨을 맛보았다. 우승후 여러 날이 지났어도 전화 통화로 전해진 목소리에는 아직 여운이 남아 있었다. 이준협이 이끈 송림고는 지난 17일부터 24일까지 강원도 인제에서 열린 제53회 대통령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이하 대통령배)에서 우승했다.

경기도 성남 송림고는 결승에서 기적 같은 우승 드라마를 연출했고, 이준협은 주연으로 우뜩 섰다. 송림고가 전북 익산의 남성고와 펼친 결승전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배구 명문 남성고는 이미 올 시즌 두 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남성고는 지난 4월에 펼쳐진 태백산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와 6월에 열린 천년의 빛 영광배 전국남녀중고배구대회에서 우승했다. 반면 송림고는 최근 몇 년 동안 우승을 차지한 적이 없으며 마지막 대통령배 우승도 8년 전이었다.

하지만 마지막 승자는 송림고였다. 송림고는 1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2, 3세트를 허무하게 내주면서 패전의 멍에를 쓰는 듯했다. 송림고는 그대로 무너지지 않았다. 송림고는 4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따낸 데 이어 기세를 모아 5세트마저 가져오며 3-2 승리를 거뒀다.

송림고가 우승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에는 신경수 감독의 지도력도 한몫했지만 세터 이준협(S, 183cm)의 활약이 컸다. 이준협은 이번 대회에서 송림고의 주전 세터로 나서 팀 공격을 지휘했다. 8년 만에 송림고에 대통령배 우승컵을 안겨준 이준협은 이번 대회 남고부 최우수 선수(MVP)로도 선정됐다.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를 했던 28일, 이준협은 충북 제천에서 진행 중인 U-18 남자배구 대표팀 상비군 훈련에 참가하고 있었다. 대통령배 우승 축하 인사를 건네자 이준협은 "고등학교 들어와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확실히 중학교 때랑은 대회 규모도 다르고 우승한 기분도 남다르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이준협은 "이번 대통령배가 송림고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대회였는데 졸업 전에 우승을 해서 기쁘다"라며 "후배들은 준우승 대신 우승컵을 많이 들어 올렸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이번 대통령배는 이준협이 송림고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대회였다. 특히 동갑내기 친구들과 함께 뛴 마지막 대회이기에 우승이라는 짜릿함과 더불어 이제는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주는 아쉬움이 동시에 마음 한구석에 남을 것이다.

이준협은 "(황)주현이, (장)하랑이, (현)길원이, (박)준혁이, 나까지 5명이 친구다. 친구들과 마지막으로 함께 뛴 대회인 만큼 분명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론 '좀 더 오래 하고 싶었는데'라는 아쉬움도 있다"라며 "친구들과 같은 대학을 가지 않더라도, 우리들 중 배구를 그만두는 사람이 있더라도 오래오래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친구들과 이별을 준비 중인 이준협은 내년 대학에 진학할 계획이다. 그는 "좋은 대학을 가면 좋겠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 운명에 맡기겠다"라고 짧게 말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뛰던 대회와 성인이 되어 뛰는 대회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실력이 정체되지 않고 쟁쟁한 선수들이 모여 있는 성인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꾸준한 노력을 해야 한다. 자신이 말하는 본인의 장·단점은 무엇일까. 이준협은 "일단 저의 장점은 다른 세터들보다 서브 실력이 괜찮다"라며 "단점은 키가 좀 작다. 가끔 나오는 서브 범실도 줄이고 공격수들에게 올리는 2단 연결도 좀 더 연습을 해야 된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이준협은 자신의 롤모델로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를 꼽았다. 이준협은 "롤모델을 말한다면 대한항공 한선수 선수를 뽑고 싶다. 긴 말이 필요 없는 선수다"라며 "그냥 잘 하는 선수다. 닮고 싶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나는 사람들이 알아주는 선수, 사람들이 인정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소망을 밝힌 이준협은 마지막으로 "대학 진학 후에도 나태해지지 않고 열심히 해서 프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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