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제/서영욱 기자] “(신)호진이는 원래 능력 있는 선수라서 이 정도는 해낼 줄 알았습니다.”
인하대가 2년 만에 대학 무대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인하대는 31일 2019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 인제대회 홍익대와 결승에서 3-1로 승리해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전국체전을 비롯해 해남대회, 제천대회 모두 석권한 인하대는 2018년 무관 이후 2년 만에 우승 경력을 추가했다. 인하대를 지휘하는 최천식(54) 감독도 오랜만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 후 만난 최 감독은 인터뷰 내내 자신보다 선수들에게 공이 돌아가길 원했다. 그는 우승 소감에서도 “올해 선수가 너무 적어서 힘들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대학배구 정규시즌 1학기 일정도 놀라울 정도로 잘 마쳤고 인제대회는 우승까지 했다”라며 “선수들이 정말 고생 많이 했는데 보상받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선수들의 노력을 치켜세웠다.
이어 최 감독은 “우리는 어떤 팀에게도 질 수도, 이길 수도 있다고 선수들한테 이야기했다. 매 경기, 볼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말했는데 잘 맞아떨어졌다”라고 덧붙였다.
인하대는 올해 등록된 선수가 10명뿐이다. 시즌을 앞두고 원빈이 부상으로 이탈해 가뜩이나 없는 선수가 더 줄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만들어낸 우승, 최 감독은 정신력이 이날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돌아봤다.
“4세트를 내줬다면 굉장히 불리했다. 선수들이 4세트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정신력을 발휘해줘서 고맙다. 4세트 10점대에 작전타임 2개를 다 썼다. 선수들에게 너희가 코트 안에서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내 말을 믿고 잘 따라줘서 4세트 다시 힘을 내서 역전한 것 같다.”
최 감독은 선수가 적은 탓에 훈련 시간도 적었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선수가 10명뿐이라 평소 훈련도 1시간 반, 두 시간 정도로 짧게 한다. 블로킹 연습은 다칠까 봐 잘 못 한다”라며 “선수들이 짧은 시간에도 집중력 있게 버텨줘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다시 한번 선수들을 칭찬했다.

사진: 1학년임에도 뛰어난 활약으로 대회 MVP까지 수상한 신호진
인제대회 MVP를 수상한 신호진(190cm, 1학년, OPP/WS)을 향한 믿음도 드러냈다. 신호진은 인제대회 결승전에서 팀 내 최다인 22점을 기록하며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신호진은 한 달 전 허벅지 부상을 입었고 인제대회를 얼마 안 남긴 시점에 복귀했다. 이 때문에 홍익대와 조별예선 첫 경기에는 후반에야 출격했다. 신호진은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력을 끌어올리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을 이어갔다.
최 감독은 인제대회에서 활약한 두 1학년을 함께 말하며 “바야르사이한(198cm, 1학년, OPP/MB)은 대학에 와서 몸이 상당히 좋아졌다. 점프도 더 늘어난 것 같다”라며 바야르사이한을 먼저 언급했다. 이어 “(신)호진이는 원래 능력 있는 선수다. 이 정도는 해낼 줄 알았다. 다만 이렇게 빨리 적응할 줄은 몰랐다”라고 신호진에게 보낸 믿음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대학배구 개막을 앞두고도 신호진은 공격에서 곧장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높이 평가한 바 있다.
신호진에 대한 평가가 이어졌다. 최 감독은 “신호진은 신장이 조금 아쉽긴 하다. 하지만 왼쪽 공격도 가능해 서재덕같은 역할도 할 수 있다”라며 “기본기가 워낙 좋다. 프로팀 관계자들도 이미 눈여겨보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을 이었다.
인제대회 기쁨을 누리고 있는 인하대지만 다음 2019 해남대회까지는 시간이 많지 않다. 해남대회가 8월 8일부터 개막하기 때문이다. 최 감독은 해남대회를 두고 “현재 인원으로 짧은 기간에 두 대회에 집중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라고 신중한 답을 남겼다. 이어 “인제대회에서 우승했으니 휴식도 조금 주면서 해남대회는 더 편한 마음으로, 경험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임할 생각이다”라고 어떻게 대회를 운영할 것인지 전했다.
사진=인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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