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인제/서영욱 기자] “머릿속에 힘들었던 시간이 지나가면서 울컥했나 봐요.”
인하대는 31일 홍익대를
3-1로 꺾고 2019 현대캐피탈배 전국대학배구 인제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 3관왕(해남대회, 제천대회, 전국체전) 이후
2년 만에 첫 대학배구 대회 우승이다. 바야르사이한(이하 바이라)의 속공 득점으로 우승이 확정된 순간 코트 위는 인하대 선수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하지만 모두가 기쁜 모습으로 환호하고 있던 건 아니었다. 코트 한쪽에는 조용히 앉아 눈물을
훔치던 선수도 있었다. 눈물의 주인공은 인하대 임승규(192cm, 4학년, WS)였다. 임승규는 코트에 앉아 유니폼으로 얼굴을
가린 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경기 후 임승규는 “일단 우승했다는 사실이 너무 좋다. 1학기 일정을 마치고 쉬지 않고 선수들이 많이 노력했다. 결과까지 이어져서 기쁘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임승규는
인제대회에서 당당히 팀의 주역으로 우승을 이끌었다. 인제대회 내내 강력한 서브로 팀의 분위기를 살렸고 결정적인 순간 득점을
책임지기도 했다. 임승규는 조별예선에서 서브 부문 3위(세트당 0.385개)에 이름을 올렸다. 홍익대와 결승전에서도 블로킹 3개
포함 17점을 올리는 활약을 펼쳤다. 임승규는 인제대회에서 보여준 좋은 서브에 대해 “서브는 개인기이다. 내 감을 살려 때렸다”라며 “범실을
하지 않으려고 원래 힘의 70% 정도로 때렸는데 잘 들어간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경기가
끝나고 보인 눈물의 이유도 물었다. 웃어 보이며 당시를 돌아본 임승규는 “바이라의 마지막 득점이 나오는 순간, 머릿속에 ‘아,
이겼다’라는 생각과 함께 힘들었던 훈련과 그간의 일들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감정이 북받쳤던 것 같다”라고 눈물의 이유를
전했다.

사진: 경기 후 눈물을 보인 인하대 임승규
위와 같은 내용에 더해 임승규가 느낀 감정은 복합적이었다. 임승규는 인하대가 대학배구 강자로 군림하던 2016~2017년과 무관에 그친
2018년을 모두 경험했다. 그래서 2년 만에 거둔 이번 우승이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전했다. “선배들이 그간 자랑스러운 역사를
많이 만들었다. 작년에는 너무 당연히 ‘우승하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을 가졌고 성적도 이전에 못 미쳤다. 인제대회에는 결승까지
올라와 뭔가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마음에 정말 열심히 했다.”
4학년이라는 압박감도 임승규에게는 크게 다가왔다. 임승규는 “이제 4학년이고, 신인드래프트가 얼마 안 남았다. 정규시즌에는 생각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신인드래프트에서 좋은 팀에 갈 수 있을지에 관한 걱정도 많이 했다”라고 4학년이라면 느낄 수밖에 없는 부담감에 대해서도 돌아봤다.
부담감 속에 인제대회를 치른 임승규지만 우승을 이끌며 한 차례 반등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의 시선은 이미 8월 8일부터 열리는 2019 해남대회를 향해 있었다. 임승규는 “해남대회도 인제대회만큼 최선을 다할 것이다. 대학배구 정규시즌도 당연히 목표는 우승이다. 전국체전도 우승하고 싶다. 4학년 시즌, 잘 마무리하겠다”라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사진=인제/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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