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광준 기자] 무사히 첫 고비 캐나다를 상대로 승리한 한국. 멕시코전 역시 승리할 수 있을까.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오는 3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 멕시코와 경기를 치른다.
세계랭킹 9위 한국은 지난 2일 열린 캐나다와 경기에서 3-1로 이겨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세터 교체라는 악재 속에서 모두가 걱정했던 첫 번째 경기를 승리해 숨통을 텄다.
승리는 좋았지만… 불안 요소는 있었다
결과는 좋았지만 과정에는 여러 불안 요소가 보였다. 역시나 갑작스러운 세터 교체는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 이나연과 이효희, 두 교체 세터는 공격수와 호흡에서 완벽하지 않았다. 각자 소속팀에서 훈련하다가 다시 대표팀에 와 훈련 없이 뛴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
그 속에서도 승리할 수 있었던 건 김연경이 있기 때문이었다. 김연경은 무려 37점을 몰아쳤다. 서브에이스 3개, 블로킹도 2개 잡아냈다. 공격성공률 54.24%라는 매우 뛰어난 수치는 그의 활약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합류하지 못했던 이재영은 모처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서브에이스와 블로킹 득점 없이 14점을 올려 김연경 뒤를 이었다. 공격성공률도 45.16%로 높았다. 리시브 역시 대부분을 담당하며 자기 몫을 제대로 해냈다.

김연경-이재영 두 윙스파이커 조합이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끈 것과 달리 아포짓 스파이커와 중앙 미들블로커 플레이엔 아쉬움이 남았다.
아포짓 스파이커 김희진은 6득점에 그쳤다. 서브에이스 2점을 제외하면 공격득점은 단 4점이었다. 공격성공률 23.53%로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세터와 호흡 문제라고만 볼 순 없었다. 최소한의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여기에 이전부터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불안까지 겹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미들블로커 라인 역시 전반적으로 위력을 내지 못했다. 블로킹에서도, 공격에서도 아쉬웠다. 김수지가 5점, 이주아는 2점에 그쳤다. 2세트 중반부터 교체돼 들어간 정대영도 2점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블로킹 득점을 제대로 내지 못한 것이 컸다. 한국 미들블로커들은 캐나다 공격수들을 상대로 블로킹을 효과적으로 해내지 못했다. 이날 블로킹득점 3개 중 2개는 김연경이 기록한 것이었다. 미들블로커의 블로킹 득점은 김수지가 잡은 1개뿐이었다.
블로킹은 꼭 득점이 아닌 유효블로킹만 잡아내도 효과를 발휘한다. 지난 경기서는 그것 역시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보완이 필요하다.

주포 휴식 준 멕시코, 좌우 쌍포 경계
두 번째 상대 멕시코는 세계랭킹 21위로 캐나다(18위)보다 아래에 있다. 전반적인 전력 면에서 캐나다와 비슷하거나 그보다 아래다. 한국이 이번 대륙간예선전에서 올림픽 본선을 노린다면 무조건 잡아야 하는 팀이다.
‘김연경’이라는 무기가 살아있다면 멕시코전 역시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전을 통해 한 차례 적응을 끝낸 세터진과 공격수 사이 호흡도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해도 좋다.
문제는 그 외에 불안요소들이 힘을 낼 수 있는가이다. 최종적으로 우리와 상대해야 하는 러시아는 김연경만으로는 이길 수 없는 강팀이다. 이번 멕시코전은 캐나다와 경기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다른 포지션이 살아나야 한다.
멕시코는 3일 새벽 러시아와 경기에서 0-3(13-25, 8-25, 24-26)으로 대패했다. 상대 장신 공격수들에게 고전한 한 판이었다.
멕시코는 주축 공격수인 사만다 브리시오(185cm, WS)를 1세트 선발로 내보낸 뒤 교체해 출전시키지 않았다. 경기가 안 풀리자 휴식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 가운데 안드레아 랑헬(180cm, OPP)이 9점으로 득점력을 보였다.
사만다 브리시오는 한국과 경기에선 나설 가능성이 높다. 사만다 브리시오와 안드레아 랑헬이 이룰 좌우 쌍포는 경계해야 한다.
멕시코는 러시아와 경기에서 범실 25개를 기록했다. 단 3세트 동안 치른 경기임을 고려해보면 굉장히 많은 수치다. 이전부터 멕시코 플레이는 섬세함이 다소 떨어진다고 분석됐다. 이점을 살려 안정적으로 경기한다면 한국도 승리를 바라볼 수 있다.
첫 고비를 넘은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최종 목표인 러시아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이번 멕시코전 승리가 필수적이다. 한국과 멕시코 간 올림픽 대륙간예선전 경기는 3일 밤 11시 KBS2TV를 통해 생중계된다.
사진_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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