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최정예 멤버로 팀을 구성한 한국과 태국 간 빅매치가 성사됐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세계랭킹 9위)은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이하 아시아선수권) 8강 조별리그 E조 태국(세계랭킹 14위)과 경기를 가진다.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거둔 이란전 승리를 포함해 8강 조별리그 2승째를 기록했다. 태국도 조별예선에서 기록한 대만전 승리까지 포함해 8강 조별리그 2승째를 기록 중이다. 두 팀 중 승자는 조1위로 4강에 올라간다.
주전 총 출동 대만전, 삼각편대와 서브의 위력 발휘
한국은 지난 22일 열린 8강 첫 경기 대만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8강 조별리그 대만전에서 주전 선수들로 경기를 펼쳤다. 김연경, 이재영, 김수지를 비롯해 염혜선, 앙효진, 김희진 등 기존 베스트 7 선수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득점 분포는 완벽했다. 김연경이 17점, 이재영은 14점, 김희진은 12점을 올렸다. 삼각편대가 위용을 발휘했다.
이날 라바리니 감독이 중시하는 공격적인 서브 전략도 들어맞았다. 라바리니 감독은 홍콩전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어떠한 순간에도 완성도 있는 서브를 구사했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표한 바 있다. 한국은 이날 서브에이스 6개를 기록했다. 특히 3세트 대만이 3점 차(14-11)까지 쫓아왔을 때 나온 염혜선의 서브에이스 2개는 라바리니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다만 아직까지 세터와 공격수 간 호흡은 완벽하지 않다. 국가대표에 합류한지 얼마 안 된 염혜선이다. 리시브가 잘 된 세트플레이 상황에서는 잘 맞는 장면이 다수 나왔다. 그러나 디그 후 반격 상황에서 운영이 다소 흔들렸다. 이 부분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한국이 이 부분만 보완한다면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우승을 노려볼 만하다.

태국, 올림픽 가려면 무조건 만나야 하는 상대
사상 첫 우승을 노리는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경계해야 될 국가는 중국, 일본, 태국이다. 그중에서도 태국이 가장 까다롭다. 일본과 중국은 이번 대회에 2진급 선수들을 구성해 대회에 출전 중이다. 반면, 한국과 태국은 최정예 선수들을 구성해 아시아선수권에 나서고 있다.
미리 보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전' 성격을 짙게 띄고 있는 이번 경기다. 일본은 개최국 자격으로, 중국은 지난 올림픽 대륙간예선전에서 올림픽 티켓을 따냈다. 이제 아시아대륙에 남은 올림픽 티켓은 오는 2020년 1월에 열리는 아시아대륙 예선전에 걸린 한 장. 이를 두고 한국과 태국이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경기가 '미리보는 올림픽 예선 전초전' 성격을 띄는 이유다.
최근에는 태국이 한국을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태국전 4연패로 고전 중이다. 가장 최근 맞대결인 2019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도 1-3으로 패했다.
태국의 키플레이어는 주장 눗사라 똠꼼(169cm, S)이다. 눗사라는 2017년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김연경과 함께 뛰면서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태국은 조별 예선에서 단 1세트만 내줬는데 눗사라가 뛰지 않았을 때 허용했다. 태국은 조별예선 1차전 대만전 1세트를 눗사라를 빼고 경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1세트를 먼저 내줬고 태국은 2세트부터 눗사라를 투입시켜 경기력에 안정을 찾았다. 이후 나머지 세트도 모두 따냈다. 눗사라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또한 쁠름짓 틴카우(180cm, WS)도 경계해야 한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점프력과 이동 공격은 수준급이다. 8강 1차전 상대였던 이란의 공격수들도 쁠름짓의 높이에 고전하며 뚫지 못했다. 이외 경험 많은 오누마 시티락(175cm, MB)의 노련미도 생각해야 된다.
한국은 사상 첫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이루기 위해서도, 그리고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전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르기 위해서도 이번 경기서 기필코 승리해야 한다. 아시아대륙 예선전이 열리기 전 사실상 마지막 맞대결이다. 여기서 승리한다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아시아대륙 예선전에 임할 수 있다.
두 팀 중 한 팀은 1위로 올라가 24일 F조 2위와 4강전을 가진다. 한국이 태국을 넘고 결승에 진출할 수 있을까. 한국과 태국의 경기는 23일 오후 4시 30분 SBS스포츠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이하균 기자), AV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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