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한국이 일본에서 열리는 여자배구 월드컵에 출전한다. 특히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 러시아전, 아시아선수권 일본전 패배 설욕에 나선다.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은 오는 14일부터 29일까지 일본에서 열리는 2019 국제배구연맹(FIVB) 여자배구 월드컵에 나선다. 한국은 14일 오후 3시 요코하마에서 중국과 첫 경기를 갖는다.
이번 월드컵에는 12개국이 출전한다. 대륙별로 FIVB 랭킹이 높은 2개 팀이 출전할 수 있다. 개최국 일본과 2018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 우승팀인 세르비아는 자동으로 진출 자격을 확보했다. 출전국이 싱글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모두 한 차례씩 맞붙어 승패-승점-세트 득실률 순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한국, '장신 세터' 이다영이 다시 돌아왔다
한국은 지난 8월에 열렸던 제20회 신한금융 서울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 엔트리와 차이가 있다. 이나연, 표승주, 이주아를 대신해 이다영, 박정아, 강소휘가 들어왔다. 특히 이다영의 합류는 라바리니호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이다영은 라바리니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라바리니 감독이 추구하는 '토털 배구'와 가장 어울리는 세터였다.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2020 도쿄올림픽 대륙간예선전을 앞두고 갑작스러운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최근에 연습경기에 나서며 몸 상태가 호전됐고 다시 호출을 받았다. 실전 감각 회복이 관건이지만 라바리니 감독이 믿을 수 있는 세터임에는 분명하다. 또한 높이가 있어 블로킹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박정아는 라바리니호에 처음 승선했다. 박정아는 2018~2019시즌 종료 후 발목 수술을 받아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현재는 부상에서 회복해 무리 없이 대표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박정아의 합류는 아포짓 스파이커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김희진이 지금껏 대회에서 분전했으나 혼자 모든 것을 안고 가기엔 무리였다. 하지만 신장과 파워가 있는 박정아의 합류로 김희진도 부담감을 덜었다. 또한 가용의 폭도 넓어졌다. 박정아는 아포짓 스파이커 뿐만 아니라 윙스파이커로도 뛸 수 있다. 김연경 혹은 이재영이 부진할 때 윙스파이커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
강소휘는 표승주를 대신해 월드컵 명단에 합류했다. 강소휘는 VNL까지 뛰었으나 이후 복부 부상으로 대륙간예선전부터 명단에서 제외됐다. 현재 강소휘는 복부 부상에서 호전돼 대표팀 훈련을 무리 없이 소화하고 있다. 강소휘가 VNL에서 강력한 서브와 공격력을 보여주며 대표팀 공격을 이끌었다. 라바리니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라비리니 감독은 인터뷰마다 선수들에게 서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에도 강소휘의 서브는 라비리니호의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러시아…복수의 기회가 왔다.
한국과 일본은 16일 오후 7시 30분 요코하마에서 맞붙는다. 한국은 지난 아시아선수권 일본과 4강전에서 1-3으로 패했다. 당시 일본의 2진급 선수들에게 내준 패배여서 충격은 2배였다. 일본의 높이가 낮았으나 탄탄한 기본기와 리시브에 고전하며 패배했다. 라바리니 감독도, 이재영도 일본전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아쉬움을 내비쳤다.
일본은 아시아선수권과는 달리 이번 월드컵에 주전급 선수들을 다시 불렀다. 아시아선수권에서 뛰지 않았던 이시이 유키(168cm, WS), 쿠로고 아이(180cm, WS), 신나베 리사(173cm, WS) 등이 합류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높이의 우위를 살려야 한다. 무엇보다 올해 6월 VNL에서 일본 주전급 선수들을 상대로 거둔 승리(3-0승)의 기억을 되살리는 게 중요하다.
러시아와 경기도 한국에겐 중요하다. 한국은 8월 대륙간예선전 러시아전에서 먼저 2세트를 따냈으나 3, 4, 5세트를 내리 내줬다. 특히 3세트 20-17로 앞선 상황에서 내준 패배여서 더욱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올림픽 직행 티켓을 얻는 데 실패했다.
패배에 대한 설욕와 더불어 이 경기가 주는 의미는 한 가지 더 있다. 바로 한국-러시아전 경기 종료 후 인종차별 제스처로 논란이 됐던 세르지오 부사토 코치가 감독으로 승격돼 치르는 첫 번째 대회이다. 승리라는 두 글자가 꼭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과 러시아는 18일 오후 12시 30분에 맞붙는다.
월드컵은 올림픽, 세계선수권과 3대 국제 대회다. 3개 대회에서만 세계 랭킹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세계 랭킹 점수를 많이 획득해야 국제 대회를 나가는 데 유리한 조건을 가져올 수 있다. 한국은 지난 월드컵에서 40점을 획득했다. 지난 2015년 대회에서는 5승 6패, 6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은 1973년에 기록한 3위다.
월드컵은 한국이 내년 1월 태국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전이 열리기 전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국제 대회다. 과연 한국이 유럽 강호들과 아시아 국가 라이벌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대회 참가국
아시아 : 한국(세계랭킹 9위), 중국(2위), 일본(6위, 개최국)
북중미 : 미국(3위), 도미니카공화국(10위)
남미 : 브라질(4위), 아르헨티나(11위)
유럽 : 세르비아(1위, 세계선수권 우승팀), 러시아(5위), 네덜란드(7위)
아프리카 : 카메룬(17위), 케냐(20위)
한국 경기 일정
VS 중국 (14일 오후 3시)
VS 도미니카 (15일 오후 3시)
VS 일본 (16일 오후 7시 20분)
VS 러시아 (18일 오후 12시 30분)
VS 카메룬 (19일 오후 3시, 이상 요코하마)
VS 아르헨티나 (22일 오전 11시)
VS 네덜란드 (23일 오전 11시)
VS 세르비아 (24일 오전 11시, 이상 도야마)
VS 케냐 (27일 오전 11시)
VS 브라질 (28일 오전 11시)
VS 미국 (29일 오전 11시, 이상 오사카)
한국 여자배구대표팀 명단
세터: 이다영(현대건설), 염혜선(KGC인삼공사)
아포짓 스파이커: 김희진(IBK기업은행), 박정아, 하혜진(이상 한국도로공사)
윙스파이커: 김연경(엑자시바시), 이재영(흥국생명), 이소영, 강소휘(이상 GS칼텍스),
미들블로커: 김수지(IBK기업은행), 양효진(현대건설), 박은진(KGC인삼공사)
리베로: 오지영(KGC인삼공사), 김해란(흥국생명)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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