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진천선수촌/서영욱 기자]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태국전 대비와 함께 올림픽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 여자배구대표팀을 이끄는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은 지난 28일 입국해 진천선수촌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2020년 1월 7일부터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을 일주일가량 남긴 시점에서 여자대표팀은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30일 진천선수촌에서는 대표팀 훈련에 앞서 라바리니 감독 공식 기자회견이 있었다. 취재진 앞에 선 라바리니 감독은 “남은 준비 기간이 짧다. 여름 대표팀 소집 때 했던 블로킹과 수비 시스템, 공격에서 확실히 득점을 내는 방법에 대한 연습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다”라고 현재 대표팀 훈련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탈리아 UNET E-WORK 부스토 아르시치오 감독직을 맡아 이탈리아에서 여자대표팀 정보를 받았다. 라바리니 감독은 “선수와 개인적인 연락은 언어 문제 등으로 어려웠다. 대한민국배구협회와 대표팀 스태프가 영상을 공유해줬다. 준비 과정에서 선수 체크는 꾸준히 했고 큰 문제는 없었다”라고 이탈리아에 있는 동안 대표팀 관리에 대해서도 덧붙였다.
라바리니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언급한 ‘김연경 의존도 줄이기’에 대해서도 말을 이었다. 여자대표팀은 여자배구 월드컵에서 이재영, 김희진이 함께 활약해 공격에서 김연경 의존도를 줄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경기에서 뛰는 모든 선수가 자신이 가진 걸 활용해 득점하게 만드는 게 내 철학이다. 그간 김연경이 워낙 잘해줬기에 의존했지만 김연경의 몫을 가져가면서도 모든 선수가 기회가 왔을 때 득점하도록 시스템을 다양하게 가져갈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재 선수들 몸 상태에 대해서는 “리그를 치르다가 와서 부상이 있는 선수도 있고 지친 선수도 있다. 연습이 조금 덜 이루어진 선수도 있었지만 아시아예선전에서 경기를 치르면서 올라오리라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라바리니 감독은 현재 대표팀이 얼마나 올라왔는지 산술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100%를 끌어 올려야만 상대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역시 아시아예선전에서 마지막에 맞붙을 가능성이 큰 태국 대비였다. 라바리니 감독이 먼저 언급한 건 신장 우위를 살리는 것과 서브였다. “우리보다 태국 신장이 작기 때문에 공격으로 득점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상대 수비가 강하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서브도 강하게 들어가야 한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어 “규칙이나 심판 판정은 경기 일부다. 크게 생각하고 있진 않다. 태국 홈이지만 그만큼 압박을 느낄 수 있고 경기는 해봐야 한다”라며 태국 홈 어드밴티지에 대한 견해도 덧붙였다.
V-리그와 대표팀에서 활용도가 다른 선수들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라바리니 감독은 먼저 양효진에 대해 “블로킹이 매우 좋은 선수다. 다만 태국 플레이를 브로커가 따라가려면 개인 블로킹 능력에 더해 기술적, 전술적으로 더 잘 습득해야 한다. 양효진을 믿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V-리그에서는 강력한 무기로 꼽히는 양효진의 중앙 개인 시간차 공격에 대해서도 확실한 입장을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국내에서 잘 통하는 건 사실이지만 해외나 국제무대 레벨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그래서 활용하지 않았다”라고 확실한 이유를 밝힌 뒤 “이번에는 아시아권 대회다. 필요한 상황이 온다면 쓰겠지만 그 플레이를 주된 플레이로 가져가진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김희진과 박정아가 지킬 아포짓 스파이커에 대해서는 고민을 드러냈다. 두 선수 모두 소속팀에서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희진은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라바리니 감독은 “한국 자체가 윙스파이커에 많이 치우쳐 아포짓 스파이커에는 선수가 그리 많지 않다. 지난여름 김희진을 본인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당시에는 박정아도 없어 어려움이 있었다. 자기 포지션이 아닌 곳에서 경기력을 올리는 건 금방 이뤄지지 않는다. 지금은 우리가 가진 걸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라바리니 감독은 현재에 집중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도 밝혔다. 라바리니 감독은 “이번이 한국의 3회 연속 올림픽 진출 도전이다. 연속 출전은 역사적인 일이고 영광스럽지만 과거에 너무 연연해선 안 된다”라며 “앞으로 일어날 일을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자신 있다.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끝으로 라바리니 감독은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으로서 타국 대표팀을 이끈다는 건 정말 매력적인 일이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배구는 하나이고 우리가 하나의 목표를 두고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도 영광스러운 일일 것이다. 이런 기회를 준 협회에 감사드리고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라고 각오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진천선수촌/한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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