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예선] 짙은 아쉬움 남긴 호주전, 그 속에서 확인한 희망과 과제

서영욱 / 기사승인 : 2020-01-07 23: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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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복 활약과 서브 공략은 긍정적, 아포짓 결정력은 숙제로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접전 끝에 내준 경기인 만큼, 긍정적인 면과 과제 모두 확인한 호주전이었다.

한국은 7일 중국 장먼에서 호주와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 남자부 B조 첫 번째 경기를 치렀다. 대회 전부터 남자대표팀을 이끄는 임도헌 감독은 호주전을 강조했다. 아시아예선 참가팀 중 강호로 꼽히는 호주를 잡는다며 좋은 분위기를 결승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접전 끝에 호주에 2-3으로 패했다. 듀스 접전만 두 차례였고 1, 2세트도 두 점 차로 끝났다. 한국에는 굉장히 아쉬운 패배였다. 한국은 조 2위를 위해 남은 두 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한다.

팽팽했던 경기 속에 패했지만 긍정적인 면도 있었다. 1세트는 임도헌 감독을 비롯해 남자대표팀이 준비한 게임 플랜에 맞춰 경기가 진행됐다. 서브가 공격적으로 들어가 호주 세트 플레이를 저지했고 이를 유효 블로킹으로 연결해 반격했다. 1세트 이후에는 그만큼 유효 블로킹이 잘 이뤄지진 않았지만 서브는 5세트까지도 공격적으로 들어갔다. 접전 끝에 내준 2세트는 서브 범실이 아쉬웠다.

또 하나는 나경복의 활약이었다. 나경복은 3세트 한국이 크게 뒤진 상황에서 정지석 대신 투입돼 분위기를 완전히 바꿨다. 3세트 12-21로 뒤지던 한국은 나경복 서브를 앞세워 연속 8득점을 올려 호주를 압박했다. 비록 3세트 내주긴 했지만 9점차 열세를 극복하고 듀스까지 가는 데에는 나경복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나경복은 4~5세트에는 선발로 출전했고 이날 한국 선수 중 가장 많은 16점을 기록했다. 서브 에이스도 4개에 달했다. 경기 후 호주대표팀 마크 레베듀 감독과 에드가 역시 나경복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나경복은 이번 대표팀에 합류한 윙스파이커 중 신장이 가장 좋은 선수다. 여기에 올 시즌 발전한 기량이 더해지면서 높이가 좋은 호주를 상대로도 V-리그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은 공격력을 선보였다. 이날 나경복은 공격 성공률 57.1%(12/21)를 기록했는데, 이는 이날 경기에 출전한 윙스파이커 중 가장 좋은 수치였다. 나경복이 득점을 보태면서 아포짓 스파이커에서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공격력을 메울 수 있었다.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한 전광인도 14점을 기록해 여전한 기량을 선보였다.

미들블로커의 존재감이 중요하다는 것도 이날 경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신영석이 버티는 미들블로커진은 상대에 크게 뒤지지 않았다. 속공에서 한선수와 호흡도 좋았으며(신영석 공격 성공률 64.3%) 서브도 날카로웠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속공 득점을 올려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 일조했다. 유효 블로킹을 만드는 데도 미들블로커 역할이 크다는 걸 고려하면 앞으로 경기를 그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다.



호주전에서 확인한 과제는 아포짓 스파이커의 결정력이었다. 이날 선발 아포짓 스파이커로 나온 박철우는 1세트 8점, 공격 성공률 63.7%(7/11)를 기록해 부족함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20점 이후 호주가 추격하는 상황에서 연속 득점을 올려 리드를 지키는 득점을 올리는 등, 주 공격수에게 기대하는 경기력을 확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그만한 활약이 이어지지 않았다. 박철우는 1세트 8점 이후 2~4세트에 6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2~4세트 공격 성공률도 28.6%(6/21)에 그쳤다. 윙스파이커진이 분전했지만 아포짓 스파이커로부터 득점 지원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다만 5세트에는 박철우에게 가는 한선수 세트도 이전보다 불안했다. 교체 투입된 허수봉도 이날은 2점, 공격 성공률 25%에 그쳤다.

윙스파이커진이 매우 잘해줬지만 호주전과 같은 공격력이 이후 경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공격 비중이 큰 아포짓 스파이커로부터 좀 더 꾸준한 득점 지원이 이뤄져야만 앞으로 한국이 꺾어야 할 중국, 이란 등 쟁쟁한 상대들을 상대할 더 확실한 힘을 얻을 수 있다.


사진=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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