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노트] 다른 결과 만큼이나 사뭇 달라던 남녀대표팀 입국 현장

서영욱 / 기사승인 : 2020-01-14 02: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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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인천국제공항/서영욱 기자] 상반된 분위기의 남녀대표팀이었다.

13일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을 치른 한국 남녀배구대표팀이 입국했다. 여자대표팀은 태국을 꺾고 아시아예선 우승을 차지해 올림픽 진출권을 확보했다. 남자대표팀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진출에 도전했지만 이란의 벽을 넘지 못했다. 남자대표팀은 준결승전에서 이란을 만나 5세트 접전을 펼쳤지만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올림픽 진출 여부를 두고 맞이한 상반된 결과 때문인지 입국 당시 두 대표팀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먼저 도착한 남자대표팀의 분위기는 밝지 못했다. 너무나 아쉬웠던 이란전 패배, 다시 한번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는 점 때문인지 선수들 표정도 덤덤했다.

입국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선수들의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 많은 배구 팬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관심 속에 이란을 상대로 선전한 남자대표팀에 박수를 보냈지만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다는 책임감을 크게 느끼는 분위기였다. 정지석과 전광인 모두 아시아예선 소감을 묻자 죄송하다는 말이 먼저 나왔다. 전광인은 “그저 죄송하다. 올림픽 티켓을 꼭 따고 싶었고 남자배구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했다”라고 말했다. 정지석도 “이란전 패배 원인이 제게 있는 것 같다”라며 “이번만큼은 이란을 꼭 꺾고 싶었다. 긴장하지 않으려 했는데 잘 안 되더라.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주축 선수들의 부상 투혼 속에 3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성공한 여자대표팀은 밝은 분위기 속에 입국했다. 대표팀 입국 현장을 인지한 많은 팬이 몰려 올림픽 티켓을 따낸 여자대표팀에 많은 환호가 쏟아졌다. 선수들 표정 역시 전반적으로 밝았다. 환영 절차를 마치고 해산할 때도 여자대표팀 선수들은 V-리그에서는 다시 적으로 만날 대표팀 동료들과 코치진에게 작별인사를 건네며 밝은 분위기 속에 헤어졌다.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언급함에서도 남녀대표팀은 차이가 있었다. 남자대표팀은 다시 4년 뒤를 노려야 한다는 상황 속에 선수들의 메시지에도 뼈가 있었다. 남자대표팀 주장 신영석은 “지금 남자배구가 처한 상황은 많이 열악하다. 세계배구에 많이 뒤처진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선수들만 노력할 게 아니라 많은 배구인이 도와줬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중요한 건 유소년 선수 발굴과 투자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야 어린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다”라고 다음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남자대표팀을 이끈 임도헌 감독도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여자대표팀은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이번 아시아예선에서 함께 주전으로 나서 좋은 경기력을 보인 이재영-이다영은 “도쿄올림픽에도 함께 간다면 더 좋은 시너지가 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주장 김연경은 “젊은 선수들 성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이번 아시아예선 MVP를 꼽으라면 이재영을 말하고 싶다”라며 후배들의 성장에 기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한편 아시아예선에 다녀온 선수들은 곧장 소속팀에 돌아가 V-리그를 다시 치를 준비를 해야 한다. 남녀부 모두 14일부터 재개되며 남자부에서는 한국전력과 대한항공이,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이 휴식기 이후 첫 경기를 펼친다.


사진=인천국제공항/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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