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파이크=울산/이광준 기자] 따가운 햇살만큼이나 뜨거운 열정이 가득한 현장이었다.
20일 울산 진하해수욕장 특설경기장에서 국제배구연맹(FIVB)이 주관하는 ‘2017 울산진하 세계여자비치발리볼대회’가 열렸다. 열 두 국가에서 총 16개 팀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총 3일간 진행된다. 한국은 두 팀이 참가했다.
21일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이 녹아있는 현장을 직접 찾았다. 진하해수욕장은 울산 시내에서 꽤나 떨어진 한적한 곳이었다. 배경은 지극히 한국적이었지만 곳곳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굉장히 이색적인 풍경이었다.
아직 정오를 넘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지만 햇볕이 예사롭지 않았다. 송곳처럼 피부를 쿡쿡 찔러대는 것이 마치 늦게 도착했다고 꾸짖는 것처럼 느껴졌다. 얼른 장비를 챙겨 해수욕장 한쪽에 마련된 비치발리볼 특설경기장으로 향했다.
이날은 예선을 끝마치고 8강과 준결승 경기가 예정돼 있었다. 안타까운 것은 한국 두 팀이 모두 예선에서 탈락했다는 것. 먼 곳까지 와서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어느새 외국 선수들이 보여주는 훌륭한 플레이에 시선을 빼앗겼다. 선수들은 뜨거운 햇살 속에서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관중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비치발리볼은 실내배구와는 꽤나 차이가 있었다. 먼저 비치발리볼은 단 두 명이서 팀을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만 잘해서는 곤란하다. 리시브, 세트, 스파이크 다양한 것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 또 하늘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햇살, 바닥에 깔린 모래를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한 체력이 요구된다.
오후 2시까지 8강 일정이 진행됐다. 치열한 경기 끝에 미국 A팀, 뉴질랜드 A팀, 그리고 태국 A, B팀이 준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오후 4시부터 준결승 두 경기가 이어졌다. 그 결과 이번 대회 3번 시드로 시작한 미국 A팀(플린트&라르센)과 지난 대회 준우승에 빛나는 태국 A팀(라다롱&우돔차비)이 각각 뉴질랜드 A팀(폴리&윌스)과 태국 B팀(눔웡&홍팍)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수준 높은 경기를 선보인 선수들에게 박수가 쏟아졌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이 2일차부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쉬웠다. 이에 한 대회 관계자는 “외국 선수들은 비치발리볼만 준비하는 선수들이다. 반면 한국에는 비치발리볼만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들이 드물다. 대회가 시작하기 몇 주 전 실내배구 선수들에게 수당을 줘 대회를 뛰도록 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 비치발리볼 저변이 하루빨리 확대돼 나아졌으면 좋겠다”라고 한국 비치발리볼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편 대회 마지막 날인 22일 오후 2시, 3, 4위전을 시작으로 뒤이어 결승전이 펼쳐진다. 아름다운 모래사장 위에서 펼쳐지는 선수들의 뜨거운 한 판 승부는 FIVB 유투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한다. 직접 관람을 원한다면 티켓 걱정은 하지 말자. 무료로 입장해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22일 대회 일정 소개
3, 4위전 (오후 2시)
태국 B팀(눔웡&홍팍) vs 뉴질랜드 A팀(폴리&윌스)
결승전 (오후 3시)
태국 A팀(라다롱&우돔차비) vs 미국 A팀(플린트&라르센)
입구에서부터 대회 분위기가 물씬 느껴졌다.
이긴 것 축하해!
내 서브를 받아라!
아주 좋았어!
아, 받을 수 있었는데!
매서운 공격!
몸 풀기도 열심히
걸레를 든 도우미들은 없다. 모래를 정리하는 도우미들이 있을 뿐.
이번 작전은 이거야!
사진/ 이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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