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스파이크=정고은 기자] 그가 코트를 밟은 시간은 고작 10분 내외. 하지만 그 존재감은 컸다. 김연경(29, 상하이) 이야기다.
2017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홍성진 감독은 “예선 때는 기존 주전 외에도 여러 선수를 기용해 경기를 운영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럴 것이 앞서 대표팀은 월드그랑프리 대회 2그룹에 출전해 결선라운드를 마치고 지난 1일 귀국했다. 그리고 엿새 뒤인 7일 아시아선수권이 열리는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연이은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에는 벅찼다. 특히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는 극심했다. 이에 홍성진 감독은 예선전에서는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체력 안배에 힘썼다. 대신 그간 자주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한수지, 김미연, 황민경 등이 코트를 밟았다. 그리고 한국은 이들의 활약에 힘입어 뉴질랜드, 스리랑카를 차례로 격파하며 2승을 챙겼다.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베트남전에서는 주축 선수들이 다시 나섰다. 김희진, 김수지, 양효진, 염혜선 등이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김연경만큼은 벤치를 지켰다.
내리 두 세트를 잡으며 한국이 기선제압에 나섰다. 그러나 3세트 베트남이 반격에 나섰다. 트란 티 탄 투이를 앞세워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분위기를 내준 한국은 승부를 4세트로 미뤄야 했다.
4세트도 쉽지 않았다. 10-12로 뒤처져있던 한국은 결국 김연경 투입을 결정했다. 20-20에서 김연경의 손끝이 빛났다. 그의 득점으로 한 점을 추가한 한국은 이어 양효진의 서브에이스가 터지며 2점차로 달아났다. 그리고 마지막 득점 역시 김연경의 몫이었다. 김수지의 공격으로 매치포인트에 올라선 한국은 김연경이 25점째를 기록하며 승리에 마침표를 찍었다.
경기 후 김연경은 “2세트까지는 잘했다. 그러나 3세트부터 잘 풀리지 않았다. 팀을 이끌어 줄 리더가 없었다. 그래도 승리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상대 팀 주포로 활약한 트란 티 탄 투이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3년 전부터 그 선수를 지켜봤다. 지금도 잘하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선수다. 그 선수가 계속해서 성장했으면 한다.” 김연경의 말이다.
한국은 오는 13일부터 필리핀과 카자흐스탄과 8강 플레이오프 일정에 돌입한다. 홍성진 감독은 김연경 투입에 관해 “상황에 따라 투입할 수도 있다”라고 밝혔다.
사진_아시아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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